잠시 아는 동생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도큐 핸즈에 들러서 노닥거리고 나니, 이내 신칸센 탑승 시간이 다가왔다. 

큐슈 신칸센. 하카타발 가고시마추오착 사쿠라.

큐슈 신칸센의 등급은 최고등급 미즈호로 시작하여 사쿠라-츠바메로 나뉜다. JR전국패스의 경우 큐슈의 미즈호, 도카이의 노조미와 같은 1등급은 이용할 수 없다.

내부는 이랬다.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아주 안락한 느낌

급하게 구입했던 가츠동풍 샌드 오무스비. 주먹밥이다. 맛있었다.

하릴없이 달리고 달려 열차는 가고시마추오에 도착했다.

곧바로 역 바로 옆의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이번 여행에서의 숙소들은 도쿄와 오사카를 제외하면 거의 다 이 정도 넓이의 비즈니스 호텔이었다. 적절히 안락하고 좋았음.

시간을 확인해 보니 마쿠라자키로 가는 열차가 머지않아 가고시마추오에서 출발한다고 하여 서둘러 나갔다. 사진은 관계없음... 

마쿠라자키로 향하는 풍경은 대개 이랬다. 평화로웠던 가고시마 

 

 

 

이부스키역에서 잠시 정차. 해가 뉘엿뉘엿 내려가고 있었다. 

니시오야마로 향하는 길. 높이가 약 900미터에 이르는 가이몬다케를 볼 수 있었다. 해가 산봉우리 위에 걸쳐 있는 모습이 묘했다.

중간에 지나간 니시오야마. JR노선 중 최남단에 위치한다. 원래 일본 최남단 노선이었으나 오키나와 유이레일의 개통으로 본토 최남단인 걸로...

 

JR 최남단 니시오야마, 최서단 사세보, 최북단 왓카나이, 최동단 히가시네무로 중 이번 여행에서 사세보만 가 볼수 없었다.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

곧 마쿠라자키로 도착하는 열차. 가고시마추오역에서부터 출발했으면 1820엔의 운임을 지불해야하나 JR패스가 괜히 있겠는가!

 

 로컬로 두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마쿠라자키. JR 최남단 시발/종착역이다. 최북단은 머잖아 가게 될 왓카나이.

마쿠라자키역 자체는 무인역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모금으로 자그마한 역사가 하나 지어져 있었다. 약 10분여 뒤에 열차는 다시 출발.

 

곧 열차를 탑승했다. 안녕 마쿠라자키. 

사실 니시오야마 역을 다시 지나며 역명 판을 찍으려고 했었지만 졸지 아니게 상남자 영감님을 찍게 되었다. 식사 한 끼 완벽히 하셨던 듯... 

 야마카와 역에 한 번 내려서 다시 갈아타서 남은 여정을 완료하였다.

오늘의 저녁. 다른 무엇보다 니신에서 나오는 저 사발면이라고 해야 할까....튀김소바가 정말 맛있었다. 저 시리즈는 그냥 다 감동.

내일은 새벽부터 나서야하니 얼른 잠을 청하기로 했다.

 

 

 

 

 

 

 

 

 

백수가 되었다.

졸업 직후 6개월간 학교에서 학사행정을 담당하는 계약직 업무를 하며 받은 온갖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그만두자는 생각을 했고, 실행에 옮겼다. 수중에 있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혼탁한 정신을 정화할 겸 하여 여행을 다녀오자는 계획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행 전날까지 내가 해 놓은 것은 비행기 표 예매와 JR패스 구입, 초반부의 숙박 예약 뿐이었다.

그 외에는 백지인 채로 결국 출발하는 날이 밝아왔다.

데리고 사는 고양이 정릉(만 1세)을 신촌의 사촌 집에 잠시 부탁한 뒤, 3월 8일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 131번 탑승구. 이 부근은 정말 제일 멀어서 올 때마다 힘들고 귀찮았다.

가는편은 티웨이로 예약하였다. 뭐 피치만 아니면 되지 않나...했는데, 아직까진 정말 그렇다. 많지는 않지만 수 회 오가면서, 진에어(이마저도 폭설로 인한 1시간 지연이었다) 한 편을 제외하고는 피치 이외에 지연은 한 번도 겪지 못했다. 8시40분 비행기로 새벽한 시에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

 

 비행기는 무탈히 후쿠오카에 도착. 국제선을 타고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는 경우의 한국인 여행객 중 10중8, 9이상은 하카타 역으로 우선 향하게 될 것이다.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하카타 역으로 가는 방법은 간단히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1번 터미널에서 일정 요금을 내고 곧바로 버스로 하카타 역으로 향하는 것이고, 하나는 무료 셔틀을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한 뒤 후쿠오카 지하철 공항선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에도 사용했던 두번째의 방법을 택했다.

후쿠오카공항 역에서 하카타 역까지, 260엔.

 

하카타 역에서 JR패스를 개시하였다. 보통 JR패스 교환의 경우는 다소 규모가 있는 유인역의 미도리노마도구치나 여행서비스센터 등에서 실시할 수 있으며, JR패스를 통한 지정석의 예매는 일반적으로 역무원이 배치되어 있는 역의 미도리노마도구치에서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JR패스 교환처 : http://www.japanrailpass.net/kr/exchange.html

본인의 경우 하카타역의 JR큐슈 미도리노마도구치에서 JR패스의 교환 및 하코다테까지의 지정석을 예매하였는데, 약 2주간 패스를 사용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녀본 결과 하카타 역에서의 지정석 예매가 가장 친절한 편이다. 우선 도쿄와 신오사카는 너무 복잡하며, 그 외의 곳들은 한국어 편의가 아주 뛰어나진 않았다(도쿄역의 경우는 한국어 직원이 배치되어 있긴 했지만, 규모도 있거니와 굳이 찾는 수고를 들이기가 귀찮았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

 

JR패스를 개시한 직후 기념샷. 여권 사이에 꽂혀져 있는 것이 JR패스이며, 오른쪽 아래의 작은 표들이 지정석 예매권이다. JR패스만으로만 열차 플랫폼까지의 진입이 가능하지만, 열차 내에서의 검표라던지, 간혹 패스와 여권을 함께 확인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여권과 패스, 지정석은 되도록 같이 지니고 있는 것을 추천한다. 맨 아래의 책자같은 것은 특급 및 신칸센 시간표인데, 인터넷이 끊겼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로컬 시간표는 없다). 다만 3월26일 부로 홋카이도 신칸센의 개업으로 다이어가 개정되었다니 다소 쓸모없어지지 않았을까...

어쨌든 숙소는 하카타역 인근이 아닌 가고시마추오역 근처였고, 오늘 내로 JR 최남단역 니시오야마와 최남단 시발/종착역 마쿠라자키역까지 다녀와야 했으므로 최대한 서둘러 향해야 했다. JR패스로는 신칸센 노조미/미즈호는 탈 수 없으니 한 등급 아래의 신칸센 사쿠라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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